요즘처럼 고3 수능 영어를 가르치기 힘든 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수험생마다 수능 영어의 목표 등급은 다르지만, 대체로 영어 공부 시간은 최소화하면서도 2등급 이상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가장 많아 보입니다.
수능 영어의 난이도는 여전히 높은데, 영어 공부 시간은 최소한으로 투자하면서 성적은 2등급 이상으로 만들어야 하니,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너무 어려운 과제를 요구받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성적이 낮은 수험생일수록 전반적인 집중력이 부족하고, 이미 밀려 있는 공부도 많습니다. 그래서 영어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면서도, 막상 다른 과목을 공부한 뒤 남는 시간에 영어를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공부해서 실제로 영어 성적이 오르는 학생은 만나보기 어렵습니다.
이런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수업은 대체로 ‘듣는 수업’입니다. 자신이 직접 고민하고 정리하는 공부는 부족한 채,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 것만으로 영어 공부를 했다고 안도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타깝게도 스스로 정리하고,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빠진 편한 공부는 점수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합니다.
첫째, 과제를 무조건 많이 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3~4등급대의 학생들은 해석이 상당히 부정확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일반적인 대형 강의에서 요구하는 과제를 전부 해가려다 보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문제만 풀고 넘어가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단순히 문제를 풀고, 채점하고, 해설지를 확인하는 기계적인 학습은 실제 수능 시험장에서 큰 힘을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분량을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독해 지문을 5문제 이하로 풀더라도, 정확하게 해석하고, 문제의 취지를 제대로 살펴보고 읽어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해, 무의미한 양치기 과제에서 벗어나 양을 줄이고 질적인 공부로 바꿔야 합니다.
둘째, 어휘 공부에 자신의 영어 공부 시간의 절반 이상을 투자해야 합니다.
3~4등급 이하의 학생들은 부족한 어휘력 때문에 지문의 내용을 정확히 읽기보다, 상당 부분을 추정하며 답을 찾습니다. 하지만 이런 '감'에 외존한 학습으로는 성적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 등급대의 학생들은 유의미한 어휘 공부를 해 본 경험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어휘 공부를 시작해도 단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꾸준히 반복하며 자기 것으로 만드는 학습 습관을 만드는 걸 상당히 힘들어 합니다.
이런 학생들이 효과적으로 영어 어휘를 익혀가려면 단어 공부를 무작정 기계적으로 외우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마음을 조금 편하게 갖고, 단어장의 예문을 해석하는 독해책처럼 어휘 교재를 활용해야 합니다. 문장 속에서 단어의 의미를 읽고 정리해야 실제 독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암기는 한 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반복하면서 습득되는 과정입니다. 외웠다가 금방 까먹는 식의 단어 학습은 시간이 부족한 수험생에게는 최악의 학습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3~4등급 이하의 학생들은 어휘 학습이 자신의 등급을 올리는 핵심 중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인식해야 합니다.
그리고 외운 단어를 까먹는 것을 실패로 받아들이기보다 당연한 과정으로 여기고, 매일 일정량의 어휘 교재 예문을 해석하면서 단어의 의미를 기억하려는 연습을 꾸준히 반복해야 합니다.
3~4등급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많은 과제가 아닙니다
학원에서는 3~4등급 이하의 고3 수험생들에게 독해 과제를 대폭 줄여, 한 번 수업에 지문을 5개 미만으로 학습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신 많은 지문을 빠르게 푸는 것보다, 한 지문을 읽더라도 해석과 문제의 취지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데 집중합니다.
반면 어휘 학습은 위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단순 암기식 테스트보다 예문 학습 중심으로 꾸준히 읽고 정리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당장의 학원 단어 테스트 점수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독해에서 단어의 의미를 떠올리고, 문장 속에서 의미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는 것입니다.
물론 어느 시점에는 많은 문제를 풀고, 짧은 시간 안에 문제를 해결하는 훈련도 고득점을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학생이라면, 그 전에 꾸준한 어휘 정리와 적은 독해 지문을 정확하게 읽는 공부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공부 시간이 부족한 학생일수록 더 많이 푸는 공부가 아니라, 먼저 정확하게 읽고 기억하는 공부로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성적이 오를 수 있는 공부가 시작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