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대치동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영어유치원을 다니고 유명 영어학원을 섭렵하며 남들보다 일찍이 영어 공부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막상 중학교에 입학하고 시험이라는 현실 앞에 서게 되면, 기대와는 다른 실력과 성적으로 실망과 충격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초등 시기의 영어 공부는 단순한 암기나 문법 학습보다는 '영어에 대한 노출'을 통해 유창성을 키우는 과정을 중요시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에 익숙한 초등학생들은 중학교 입학 후 본격적인 어휘, 문법, 독해, 서술형 등 이른바 '시험 영어'에 직면하게 되면, 기존 방식대로만 학습하려는 습관으로 적절한 학습의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고 결과적으로 학습적인 벽에 부딪히는 사례가 발생합니다.
특히, 이러한 상황은 학습 부담이 적고 시험에서 다소 자유로운 중학교 1학년 시기에는 그다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다가, 2학년이 되어 뒤늦게 확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부모님들은 "어려서 영어 공부를 그렇게 많이 시켰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거죠?"라며 뒤늦은 당황과 난감함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중학교 영어의 난이도 자체는 높지 않아 전체의 절반 정도가 90점 이상인 A 등급을 받는다 해도, 그 속에서 학생 간의 실질적인 실력차와 학습상의 취약점은 확연히 드러나는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학습으로서의 영어'로 전환하는 시기는
5, 6학년이 적기입니다.
학습에 적절한 시기를 구분하는 것이 다소 애매할 수는 있지만, 학습적으로 성숙해지기 시작하는 예비 중학교 단계라 할 수 있는 초등학교 5~6학년이 '학습 영어(EAP: English for Academic Purposes)'를 시작하기에 적절한 시기로 판단됩니다.
이 시기의 영어 공부는 단순히 어려운 원서를 본다는 식의 '행위' 자체에 머물러서는 안됩니다. 보다 중요한 것 '공부했다'는 사실보다 '어떻게 공부했는가', 즉 학생이 공부에 대해 근본적으로 가져야 할 태도나 마음가짐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부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공부에 대한 진지한 자세나 책임감있는 학습 습관을 만드는 것이 핵심 과제입니다. 이러한 훈련이 초등 고학년 즉, 예비 중학교 때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이후에 진짜 공부를 해야 할 시기에 태도와 습관이 형성되지 않아 학습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학원의 상담 사레도 방금 말씀드린 유형의 학습 문제를 겪는 아이들의 케이스가 가장 많습니다.
또, 이 시기의 영어학습에서 주의할 것은 '요즘 또래 아이들이 다들 이런 영어를 한다더라'와 같은 '유행식' 학습에 휘둘려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왜 소중한 우리 아이 공부를 남들 공부에 맞춰야 하나요. 학습은 '비교'가 아닙니다. 우리 아이 공부에 맞는 방향과 방식을 찾는 것이 학습의 본질입니다.
단순히 책을 많이 읽는 것만으로는 문해력이 길러지지 않습니다. 문해력은 '얼마나 많이 읽었느냐'보다 "어떻게 읽었고, 독서활동을 통해 얼마나 깊이 사고했느냐"가 관건일 것입니다.
초등학교 5, 6학년의 이 시기 공부도 이와 같아야 합니다.
그 동안의 표면적인 학습이나 흘려듣는 영어 학습에 머물러서는 실질적인 실력 향상이 어렵습니다. 이제는 이해하고, 확인하고, 적용하는 '학습으로서의 영어공부'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