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 멘토는 학창 시절부터 자신과 세상의 기원에 대한 깊은 호기심을 품고 자신의 길을 개척했다. 고교 시절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을 탐구하고, 찰스 다윈의 진화론을 깊게 읽으며 자연스레 '진화'라는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 흩어진 지식들을 연결하는 '에디톨로지(Editology)'를 통해 의학뿐만 아니라 철학, 과학, 문학, 예술을 융합하는 방법을 깨달았다. 그의 종착지는 의학을 넘어 AI와 바이오 테크놀로지(BT)를 결합한 독창적인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치열했던 호기심과 탐구는 현재를 뒷받침하는 단단한 버팀목이 됐다.
이윤호 | 원광대학교 의예과 재학 (원광고 이과 수석)
세상의 기원에 대한 호기심, 진화를 통해 관심사를 넓히다
윤호 멘토의 학생부를 따라가다 보면 하나의 특징이 눈에 띈다. 수업에서 새로운 개념을 접하면 그 내용을 이해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다음 질문을 찾아 다른 책과 과목으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출발점은 고1 통합과학이었다. 남세균과 세포내공생설을 배우며 고대 남세균 계통의 생물이 진핵세포와 공생한 결과 오늘날의 엽록체로 진화했다는 설명에 관심을 가졌다. 생명이 오랜 시간에 걸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과정이 궁금해지면서 스티븐 제이 굴드의 『판다의 엄지』를 읽었고, 단속평형설을 비롯한 진화생물학의 여러 관점을 접했다.
“고등학생 때는 궁금한 내용이 생기면 그걸 그냥 지나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진화를 공부하면서도 하나의 이론을 외우는 것보다 ‘생명은 왜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됐을까’라는 질문 자체가 더 재미있었어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음 책이나 다른 분야로 넘어가게 됐죠.”
관심은 실험과 화학으로도 이어졌다. 동아리에서는 관찰이 용이한 초파리 침샘의 다사염색체를 대상으로 염색체 관찰 실험을 설계했고, 자유탐구에서는 효소의 경쟁적·비경쟁적 억제 과정을 비교한 뒤 페니실린의 작용을 화학구조와 연결해 살펴봤다. 과학탐구실험에서는 질화붕소나노튜브(BNNT)의 구조와 특성을 조사하면서 미세먼지 제거와 중성자 차폐를 비롯한 응용 가능성까지 탐구했다.
고2가 되자 진화에 대한 관심은 유전자와 질병으로 옮겨갔다. 최재천의 『다윈지능』을 읽은 뒤 진화의학을 접했고, R. 네스의 『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로 독서를 확장했다. 인간과 병원체가 오랜 시간 상호작용하며 진화해왔다는 점에 주목해, 이러한 공진화의 흔적을 유전체 분석과 연결하고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질병 조기진단 가능성을 탐구했다. 이는 질병 조기진단의 효과를 직접 입증한 연구라기보다, 진화의학에서 출발한 질문을 유전체와 진단 기술의 영역까지 확장한 탐구였다.
과학의 경계를 넘어 완성한 입체적 학업 역량
윤호 멘토에게 교과는 서로 분리된 영역이 아니었다. 생명과학에서 시작한 진화에 대한 관심은 심리학 공동교육과정에서 인간의 행동으로 이어졌다. 데이비드 버스의 『진화심리학』과 전중환의 『진화한 마음』을 읽으며 인간의 행동을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를 임상심리학의 관점과 비교했다.
관심은 다시 뇌로 이동했다. 사회적 정보를 처리하는 데 관여하는 상측두구(pSTS)와 인지적 통제 및 정서 조절 과정에 관여하는 전대상피질(ACC) 등에 관한 내용을 살펴보면서, 인간에게 자동적으로 나타나는 반응과 이를 조절하는 인지 과정의 관계를 탐구했다. 이후 인지행동치료를 활용한 VR 체험 콘텐츠로 관심을 확장해 다른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과 시나리오와 미술 콘티를 제작했다.
“한 과목을 공부하고 그 과목에서 끝내는 방식보다는 다음 질문이 어디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했어요. 진화를 보다 보면 인간의 행동이 궁금해지고, 행동을 보다 보면 뇌가 궁금해졌어요. 다시 뇌와 질병을 공부하다 보면 결국 환자를 어떻게 이해하고 대해야 하는가라는 문제까지 이어지더라고요.”
이런 방식은 국어에서도 이어졌다. 화법과 작문에서는 환자와 의료인의 의사소통을 주제로 공감적 듣기와 분석적 듣기를 의료 상황에 적용하고, 환자의 자기결정권과 의료진의 전문적 판단이 함께 고려될 수 있는 상담 방식을 탐구했다. 의료에서 대화와 소통 역시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윤호 멘토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얻은 지식과 관점을 다시 연결하는 이러한 방식을 ‘에디톨로지(Editology)’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저는 철학이나 과학, 문학, 예술처럼 서로 다른 분야의 이야기를 많이 접하려고 해요. 중요한 건 각각의 지식을 많이 알고 있는 것보다 그것들을 어떻게 연결해서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내느냐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존재하는 지식을 제 방식으로 다시 편집하는 거죠.”
의대에서 바이오테크까지, 더 넓은 가능성을 찾다.
의대 합격이 윤호 멘토의 탐구를 끝내지는 않았다. 현재 원광대학교 의예과에 재학하며 의과대학 학부연구생으로 연구를 경험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 책과 교과서를 통해 접했던 질문을 이제는 실제 연구 환경에서 다시 바라보는 중이다. 관심의 범위도 넓어졌다.
의학을 공부하면서 생명과학 연구가 실제 의료기술로 발전하는 과정, 그리고 AI와 데이터 기술이 앞으로 의료에 가져올 변화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특히 연구 결과가 논문에 머무르지 않고 기술과 제품이 되고, 투자를 받아 기업으로 성장해 다시 환자의 삶에 적용되는 바이오테크 산업의 전체 과정을 경험해보고 싶다.
“의학을 공부하고 있지만 관심을 의사가 되는 하나의 길에만 한정하고 싶지는 않아요. 연구가 어떻게 기술이 되고, 기술이 실제 산업과 연결돼 사람들에게 돌아오는지까지 보고 싶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바이오테크 분야에서 직접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것도 목표 중 하나다. 특정 기술이나 사업 모델을 이미 정해놓은 것은 아니다. 대학에서 의학과 연구를 충분히 경험하면서 AI, 바이오 기술, 산업이 실제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지켜보고 자신이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찾는 것이 먼저다.
“지금 당장 어떤 회사를 만들겠다고 정한 것은 아니에요. 의학과 연구를 더 배우고 여러 기술과 산업을 경험하면서 제가 정말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무엇인지 찾아가고 싶어요. 그 경험들이 쌓이면 언젠가는 바이오테크 분야에서 제 방식의 회사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멘토링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현재 F² Project에서 윤호 멘토가 학생들과 하는 일도 자신의 고교 시절과 맞닿아 있다.
학생에게 세특 주제를 하나씩 대신 정해주는 것보다 학생이 실제로 궁금해하는 질문을 찾고, 그 질문을 책과 교과, 다음 학년의 탐구로 확장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한다.
윤호 멘토 자신도 고1의 남세균과 진화에서 시작해 유전자와 질병, 심리학과 뇌과학, 화학과 미생물, 의료정책까지 관심을 확장했다. 제공된 학생부에서도 생명과학의 탐구 축과 화학의 탐구 축이 각각 누적되고, 이후 사회·윤리적 문제와 연결되는 흐름이 확인된다.
“학생부를 위해 억지로 여러 주제를 이어붙이는 것과 실제로 궁금해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저도 책 한 권에서 궁금한 내용을 발견하고 참고문헌을 따라가다 보니 다음 탐구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았어요. 학생들도 자기 질문을 찾기 시작하면 공부가 훨씬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 1학년 》
- 통합과학: 남세균과 세포내공생설을 학습하며 엽록체의 진화적 기원에 관심을 갖고, 스티븐 제이 굴드의 『판다의 엄지』를 자기주도적으로 읽어 단속평형설을 탐구함. 주기율표를 원자번호·전자배치·화학적 성질에 따라 재구성하고 최외각전자를 직접 표현했으며, 원자의 구조를 4D 프레임으로 제작·전시함.
- 과학탐구실험: BNNT(질화붕소나노튜브)의 나노 구조와 기공 특성을 조사하고 미세먼지 제거 가능성을 살펴봄. 붕소가 갖는 중성자 흡수 특성에 주목해 방사선 차폐와 바이오메디컬 분야에서의 응용 가능성을 탐구함.
- 자유탐구: 효소작용의 경쟁적 억제와 비경쟁적 억제를 비교하고 알로스테릭 효소의 활성화·억제 과정을 도식화함. 이를 의약품으로 확장해 페니실린의 작용을 화학구조와 연결해 탐구함.
- 동아리 GENO: 염색체 관찰 실험을 직접 설계하고, 다사염색체로 크기가 커 관찰이 용이한 초파리 침샘 염색체를 선정해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함.
《 2학년 》
- 생명화학실험: 최재천의 『다윈지능』을 통해 생물의 환경 적응과 유전자 수준의 변화를 살펴본 뒤 진화의학으로 관심을 확장함. R. 네스의 『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를 추가로 읽고 인간과 병원체의 공진화가 유전체에 남기는 흔적에 관심을 갖고, 유전체 분석과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질병 조기진단 가능성을 탐구함.
- 화학Ⅰ: 구조 이성질체에서 입체 이성질체와 카이랄성으로 관심을 확장하고, 물리적 특성이 비슷한 라세미 혼합물을 분리하기 위한 카이랄 크로마토그래피를 탐구함. 헨더슨-하셀바흐식을 이용한 완충용액의 원리를 생체 내 침과 혈액의 산-염기 조절과 연결함.
- 고급화학: 락툴로스와 젖당의 구조식을 비교하고 구조적 차이가 물질의 성질과 의약학적 활용에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탐구함. 폼알데하이드·아세틸렌·알렌의 구조를 혼성 오비탈을 이용해 해석하고 분자의 입체적 특성을 분석함.
- 동아리 뉴런: 전기영동 실험을 기획하고 염료의 이동 방향과 속도를 분자의 이동 원리와 연결해 설명함. 이후 합성생물학으로 관심을 넓혀 유전자 네트워크 설계·합성, 최소 세포와 인공세포, 유전자 편집 기술과 규제 문제를 탐구함.
《 3학년 》
- 생명과학Ⅱ: 데이비드 무어의 『경험은 어떻게 유전자에 새겨지는가?』를 읽고 DNA 메틸화 등 후성유전적 조절을 탐구함. 임신 중 환경 노출이 태아와 태아의 생식세포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관심을 갖고, 이를 환경과 유전체의 상호작용이라는 환경역학적 관점에서 살펴봄.
- 과학과제연구: ‘특정 고주파 조건이 미생물의 증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스트리킹 도말법과 디지털 발진기를 활용해 대장균과 유산균을 배양함. 실험에서 관찰한 증식 속도의 차이를 바탕으로 후속 실험을 제안하고, 관심을 미생물·면역계 및 뇌-장축으로 확장함.
- 화학Ⅱ: 일리야 프리고진의 『혼돈으로부터의 질서』를 읽고 비평형 상태에서 나타나는 에너지 흐름·자기조직화·소산구조를 탐구함. 생명체를 외부와 물질·에너지를 교환하는 비평형 열린계로 바라보고, 감염 이후 면역반응을 통해 항상성을 회복하는 과정을 비평형계의 관점에서 해석함.
- 화법과 작문: 환자와 의료인의 의사소통 상황에서 공감적 듣기와 분석적 듣기의 역할을 탐구함. 의료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환자의 자기결정권과 의료인의 전문적 판단이 함께 고려될 수 있는 상담 방식을 제안함.
의미 있었던 선택 과목
<생명과학Ⅱ> <생명화학실험>
고교 시절 이어온 진화에 대한 관심을 유전자와 질병, 환경과 유전체의 관계까지 확장하는 중심 과목이었다. 진화를 단순한 생물종의 변화가 아니라 인간과 병원체의 상호작용, 후성유전적 조절, 질병에 대한 새로운 질문으로 확장해볼 수 있었다.
<화학Ⅰ·Ⅱ> <고급화학>
생명현상을 분자와 구조의 수준에서 이해하는 방법을 배웠다. 이성질체와 카이랄성에서 실제 의약품의 활용으로, 비평형 열역학에서 생명체의 항상성으로 질문을 넓히며 교과서에서 배운 개념을 실제 의학적 현상과 연결하는 경험을 했다.
<과학과제연구>
직접 가설을 세우고 실험조건을 설계해 결과를 관찰한 뒤, 하나의 실험 결과를 일반적인 결론으로 확대하기보다 추가로 검증해야 할 질문을 찾는 과정을 경험했다. 연구에서 결과만큼 중요한 것이 실험의 한계를 파악하고 다음 질문을 만드는 일이라는 점을 배울 수 있었다.
<심리학 공동교육과정>
진화생물학에서 출발한 관심을 인간의 행동으로 확장한 과목이다. 진화심리학과 임상심리학의 관점을 비교하면서 인간의 행동을 하나의 설명만으로 이해하기보다 여러 관점에서 바라보게 됐고, 이후 뇌과학과 의료 커뮤니케이션으로 탐구를 이어가는 연결점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