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연 멘토는 정해진 교과서의 답을 외우는 것에 머물지 않고, 늘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했다. 외국어고등학교에서 중국어와 영어를 전공하며 쌓은 어학 역량은 단순한 번역이나 독후 활동에 그치지 않았다. 이를 무기 삼아 글로벌 무역, 소비자 행동 분석, 미디어 콘텐츠 기획 등 상경계열과 커뮤니케이션 분야로 끝없이 탐구를 확장했다. 철공소가 밀집했던 거리가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한 ‘문래동’처럼, 가연 멘토의 여정 역시 교과서라는 틀을 깨고 자신만의 창의적인 이야기로 영역을 넓혀온 시간이었다. 폭넓은 관심사를 하나의 뾰족한 전문성으로 엮어내는 ‘T자형 인재’로 성장 중인 가연 멘토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가연 | 성균관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국제통상학 (대구외고)
정답보다 ‘왜?’를 찾고 싶었던 외고생
외고에서 중국어와 영어를 배우며 좋은 성적을 받는 것도 중요했지만,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그대로 이해하고 정리하는 것만으로는 아쉬움이 남았다. 언어를 배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문화가 궁금해졌고, 문화에 관심을 가지면 그 사회에서 어떤 상품과 콘텐츠가 소비되는지까지 알고 싶어졌다. 하나의 질문이 다른 분야의 질문을 불러오는 식이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과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함께 읽은 탐구였다.
두 책에서 말하는 ‘이기심’을 같은 개념으로 취급하지는 않았다. 『국부론』에서는 개인의 자기이익과 교환, 분업이 시장경제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살펴봤고, 『이기적 유전자』에서는 생물 개체의 이기심이 아니라 유전자 수준에서 자연선택을 설명하는 관점에 주목했다.
서로 다른 학문이지만 가연 멘토가 궁금했던 질문은 비슷했다. 개별 주체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상황에서도 협력과 질서는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을까? 경제학과 진화생물학을 동일한 원리로 설명하려 한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학문이 경쟁과 협력이라는 문제를 어떻게 설명하는지를 비교해본 것이다. 이런 방식의 탐구는 이후 가연 멘토가 경제와 경영, 소비자 행동에 관심을 넓히는 출발점이 됐다.
중국어를 배우다 중국 시장이 궁금해졌다
외고에서 배운 중국어 역시 어휘와 문법에서 끝나지 않았다. 중국의 문화와 사회를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의 상품과 콘텐츠가 중국 시장에 들어간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질까?’라는 질문으로 관심이 옮겨갔다. 이를 실제 사업 상황으로 확장한 것이 한식의 중국 진출을 가정한 스타트업 프로젝트였다.
단순히 ‘한식이 중국에서 인기가 있을 것 같다’는 식의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품을 판매할지 정하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뒤 시장 진입과 홍보 방식을 설계했다. 최종적으로는 창업 사업설명회를 가정해 자신의 사업 아이디어를 직접 설명하는 단계까지 이어갔다.
“언어를 공부하다 보니 결국 그 나라의 사람과 문화가 궁금해졌어요. 그리고 문화에 관심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상품이나 콘텐츠를 선택하는지도 궁금해졌던 것 같아요.”
중국 문화콘텐츠의 해외 진출도 같은 관점에서 살펴봤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콘텐츠가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때 언어를 번역하는 것만으로 충분한지, 아니면 현지 소비자의 문화적 배경에 맞춰 이야기와 표현 방식까지 달라져야 하는지를 탐구했다. 이를 중국어 발표로 정리하면서 ‘번역’과 ‘현지화(localization)’가 같은 일이 아니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외국어는 그에게 하나의 목적지가 아니라 다른 시장과 소비자를 이해하기 위한 출발점이었다.
어문학 세특에서 국제통상과 소비자 행동으로
영어에서도 비슷한 확장이 나타났다. 공정무역 관련 영문 자료를 읽으면서 단순히 공정무역의 의미를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품의 생산 과정에 대한 정보를 누가 제공하고 소비자는 그것을 근거로 어떤 선택을 하는가라는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공정무역은 생산자와 거래기업에 일정한 사회적·경제적·환경적 기준을 요구하고 인증과 라벨을 통해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가연 멘토는 이러한 구조를 살펴보며 기업의 책임과 소비자의 선택이 국제무역에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탐구했다.
관심은 다시 소비자 행동으로 이어졌다. K-뷰티 트렌드를 조사할 때도 단순히 어떤 브랜드가 인기 있는지를 소개하지 않았다. 화장품 성분과 동물성 원료를 둘러싼 윤리적 쟁점을 살펴보고, 제품의 기능이나 가격 외에 가치관과 윤리적 고려가 소비자의 구매 선택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질문했다.
OTT 플랫폼을 비교한 영어 보고서에서는 글로벌 플랫폼들이 어떤 방식으로 이용자를 확보하고 유지하려 하는지 살펴봤다. 콘텐츠의 양뿐 아니라 플랫폼별 콘텐츠 전략과 이용 경험, 소비자 만족이라는 관점에서 기업의 성장 전략을 비교했다. 언어를 잘하는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언어 → 문화 → 시장 → 소비자로 관심의 범위를 넓혀간 셈이다.
코드 쿤스트에게서 배운 ‘T자형 인재’의 롤모델
스스로 탐구의 길을 넓혀가던 가연 멘토에게 큰 영감을 준 인물은 다름 아닌 음악 프로듀서 ‘코드 쿤스트’였다.
“코드 쿤스트는 음악 외에도 과학, 스포츠, 인문학 등 아주 넓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이에요. 다양한 취미에 도전하고 경험하는데, 결국 그 모든 것들을 자신의 전문 특기인 ‘음악’으로 녹여내더라고요. 한 분야를 깊이 파면서(I)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넓게 연결하는(ㅡ) 진정한 ‘T자형 인재’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연 멘토 역시 이러한 학습 성향을 학생부에 그대로 적용했다. <확률과 통계> 시간에는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을 분석해 소비자 행동 예측 모델을 세웠고, <문학> 시간에는 고전문학을 카드뉴스 콘텐츠로 변환하는 실습을 진행했다. 이질적으로 보이는 과목들을 ‘미디어 콘텐츠’와 ‘소비자 마케팅’이라는 자신의 전문 분야로 수렴시키는 훈련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가시적인 결과물로 세상을
대학 진학 후 가연 멘토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을 본전공으로, 국제통상학을 복수전공하며 고교 시절의 탐구를 더욱 단단한 실력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대학에 와서는 단순히 탐색만 하기보다는, 스토리텔링 콘텐츠 제작이나 캠페인 기획처럼 ‘가시적인 결과물’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제 롤모델처럼 저만의 다양한 스토리텔링이 녹여진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세상을 향한 다채로운 호기심을 자신만의 콘텐츠로 엮어내는 가연 멘토의 융합적 사고는 앞으로 글로벌 미디어와 비즈니스 시장에서 빛을 발할 강력한 자산이 될 것이다.
멘토링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가연 멘토가 에프제곱 프로젝트의 멘토링 수업을 통해 특히 도움을 줄 수 있는 학생은 언어·문화·미디어·경제·마케팅 등 여러 분야에 관심이 있지만, 각각의 교과 활동과 탐구를 자신의 희망 전공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이다.
중국어를 배웠다고 모든 탐구가 중국 문학이나 중국 문화 소개로 끝날 필요는 없다. 중국어에서 출발해 중국 소비자의 콘텐츠 선호를 분석할 수도 있고, 한국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을 고민할 수도 있다. 영어 원서를 읽다가 공정무역과 국제통상으로 넘어갈 수도 있고, 해외 OTT 기업의 전략을 비교하면서 미디어와 경영을 함께 탐구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모든 과목에 억지로 같은 진로 키워드를 붙이는 일이 아니다. 언어와 문화에서 실제로 생긴 질문을 시장·산업·소비자·콘텐츠의 문제로 한 단계씩 확장하는 것이다.
가연 멘토의 멘토링 역시 이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1단계 | 관심 발견
중국어·영어·문학·사회 수업에서 실제로 궁금했던 소재를 찾는다.
2단계 | 질문 전환
‘무엇인가?’를 조사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가?’ ‘사람들은 왜 이것을 선택하는가?’로 질문을 바꾼다.
3단계 | 전공 연결
질문을 미디어커뮤니케이션, 국제통상, 경영, 마케팅, 소비자행동과 연결해 분석의 관점을 정한다.
4단계 | 결과물 제작
탐구보고서에서 끝내지 않고 사업계획서, 콘텐츠 기획안, 시장 진출 전략, 캠페인, 발표와 같은 형태로 결과물을 구체화한다.
“저도 고등학생 때 처음부터 하나의 진로만 정해놓고 모든 활동을 맞춘 것은 아니었어요. 궁금한 것을 따라가다 보니 언어에서 문화로, 문화에서 시장과 콘텐츠로 관심이 넓어졌죠. 후배들도 자신의 관심사가 지금 희망하는 전공과 바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오히려 그 서로 다른 경험을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자신만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 1학년 》
- 중국어: 중국 문화와 언어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중국 문화콘텐츠의 해외 진출 현황과 현지화 전략을 탐구함. 단순 번역과 현지화의 차이를 살펴보고, 해외 시장에서 콘텐츠가 소비되는 과정에 문화적 맥락과 이용자 특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중국어로 발표함.
- 사회·경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과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 서로 다른 학문에서 개별 주체의 이익 추구와 경쟁·협력의 관계를 어떻게 설명하는지 비교함. 경제학의 자기이익과 진화생물학의 유전자 중심적 자연선택을 구분해 분석함.
- 진로활동: 한식의 중국 시장 진출을 가정한 스타트업 프로젝트를 진행함. 타깃 소비자와 상품을 설정하고 시장 특성을 조사한 뒤 사업계획서와 마케팅 전략을 작성하고, 창업 사업설명회를 가정한 발표까지 수행함.
《 2학년 》
- 영어: 공정무역 관련 영문 자료를 읽고 국제무역 과정에서 생산자·기업·소비자에게 요구되는 책임을 분석함. 공정무역 인증과 상품 정보가 소비자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살펴보며 국제통상과 윤리적 소비의 관계를 탐구함.
- 미디어·영어: 글로벌 OTT 플랫폼의 콘텐츠 구성과 이용자 확보 전략을 비교한 영어 보고서를 작성함. 플랫폼별 콘텐츠 전략과 이용 경험의 차이가 소비자 만족과 플랫폼의 성장 전략에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분석함.
- 마케팅·소비자 탐구: K-뷰티 시장의 트렌드와 화장품 성분·동물성 원료를 둘러싼 쟁점을 조사함. 가격과 기능뿐 아니라 환경·윤리와 같은 가치가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 윤리적 소비와 구매행동의 관계를 탐구함.
- 문학: 고전문학 작품을 카드뉴스 형식으로 재구성함. 원작의 핵심 내용과 의미를 유지하면서 디지털 매체의 특성에 맞게 정보를 선택·압축·재배치하며 원천 콘텐츠의 매체 전환 과정을 경험함.
《 3학년 》
- 확률과 통계: 콘텐츠 추천 시스템에 관심을 갖고 이용자의 시청 기록과 선호 데이터에서 나타나는 패턴을 바탕으로 관심 콘텐츠를 추정하는 원리를 탐구함. 이를 확률·통계 개념과 연결해 이용자 데이터가 개인화 추천에 활용되는 기본 원리를 분석함.
- 미디어·데이터 탐구: 미국과 인도네시아 등 서로 다른 국가의 문화적 특성과 콘텐츠 소비 환경을 비교하고 K-콘텐츠의 국가별 적합도와 현지화 전략을 분석함. 동일한 콘텐츠도 시장에 따라 수용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 국가별 추천 전략을 제안함.
- 영어: NFT와 아티스트의 저작권 문제를 주제로 영문 산업 분석 보고서를 작성함. NFT의 소유권과 원작의 저작권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중심으로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서 소유권·라이선스·창작자 권리의 관계를 탐구함.
- 문학·문화콘텐츠: 한국·중국·영미권 문학 작품의 포스트모더니즘적 특성을 비교하고, 각 문화권의 사회·문화적 배경에 따라 표현과 서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함. 이를 통해 문학 작품을 문화적 맥락이 반영된 콘텐츠로 바라보는 관점을 확장함.
의미 있었던 선택 과목
<중국어>
언어 자체를 배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중국의 문화와 시장, 콘텐츠 소비자를 이해하는 출발점이 된 과목이다. 중국 문화콘텐츠의 해외 진출과 현지화, 한국 상품과 콘텐츠의 중국 시장 진입을 탐구하면서 언어에 대한 관심을 국제통상과 글로벌 콘텐츠 산업으로 넓힐 수 있었다.
<영어>
공정무역, OTT 플랫폼, NFT와 저작권 등 해외 산업과 사회의 다양한 사례를 직접 접할 수 있게 해준 과목이다. 영문 자료를 단순히 해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료의 주장과 근거를 분석하면서 국제통상·미디어·소비자 문제를 탐구하는 도구로 영어를 활용했다.
<확률과 통계>
미디어와 소비자에 대한 관심을 데이터의 관점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된 과목이다. 콘텐츠 추천 시스템을 탐구하며 이용자의 행동과 선호가 데이터로 기록되고, 그 패턴을 바탕으로 다음 선택을 추정할 수 있다는 점에 관심을 가졌다.
<사회·경제 관련 과목>
언어와 문화에서 출발한 관심을 시장·기업·소비자의 관계로 확장하는 토대가 됐다. 『국부론』을 비롯한 경제 관련 탐구와 공정무역·K-뷰티·글로벌 플랫폼 사례를 통해 기업의 전략과 소비자의 선택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구조를 살펴봤다.

